김신근목사 (서울해성교회)
어느 날 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나들이를 가게 됐다. 한참을 걷다보니 할머니가 다리가 몹시 아팠다. “영감 나 다리가 아파. 그러니 나 좀 업어줘.” 그러자 할아버지가 나중에 들을 잔소리가 싫어서 억지로 할머니를 업었다. 한참을 업혀가던 할머니가 “영감 나 무겁지?”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럼 무겁지. 머리는 돌이지, 얼굴은 철판이지, 간은 부었지.”
할아버지가 돌아오는 길에 그만 발목을 삐었다. “할멈, 나 좀 업어줘.” 이번엔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업었다. 한참을 가다가 할아버지가 미안해서 묻는다. “할멈, 나 가볍지?” 할머니가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그럼 가볍지. 머리는 비었지, 입은 싸지, 허파에 바람만 가득 차서.”
말의 중요성은 교회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아마 가장 많은 설교 중에 하나가 말에 관한 설교일 것이다. 교회에서는 말 때문에 위로를 얻고 힘을 얻기도 하지만 또 많은 경우 말 때문에 상처를 받고 시험에 드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사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 바로 말의 축복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으로 역사하신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우리들의 말에도 굉장한 힘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말한대로 세상은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또 인간의 가장 무서운 것 중에 하나가 말이다. 말은 창조력도 있지만 동시에 파괴력도 있다. 사탄은 낙원이었던 에덴동산을 말로 타락 시켰다. 사람을 말로 유혹하고 타락케 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의 말을 불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저 사람이 진짜 신앙이 있는가, 진짜 경건의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는가, 그 사람이 얼마나 헌신을 많이 하는가 그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의 말이 어떠한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말이 인격이고 또 그 사람의 믿음이다.
지난주 부활주일의 오후 예배시간, 나는 젊은 한 여집사의 대표기도에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하나님, 오늘도 새벽부터 하루 종일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해주신 우리 목사님에게 피곤이 사라지고 영육간에 강건하시도록 이 시간 새 힘을 주십시오.” 성도의 그 기도의 말 한마디가 한 주 내내 나를 행복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