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근 목사 (서울해성교회)
나는 어릴 적 목사가 참 좋아 보였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집과 차를 타고 교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강단에서 설교하는 모습이 참으로 멋있어 보였다. 그런데 막상 목사가 되고 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가 되고 보니 결코 그렇게 멋있는 자리도 아니요, 또 쉽지만도 않을 뿐더러 얼마나 무겁고 막중한 자리인지를 매일매일 느끼게 된다.
나에게 “목사의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묻는다면 “많이 울어야 하는 자리다”라고 말하고 싶다. 목사는 성도가 아프면 울어야 한다. 성도가 시험에 들면 목사는 또 울어야 한다. 성도가 서로 다투고 싸워도 목사는 울어야 한다. 성도의 자녀가 방황하고 잘못된 길로 가면 목사는 자기 자녀를 위해서는 울지 못해도 성도 가정의 자녀를 위해서는 울게 된다. 성도가 은혜를 많이 받으면 목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만 성도가 은혜를 받지 못하면 목사는 무능함에 안타까워 또 울게 된다. 성도가 기도의 응답이 되면 감사해서 울지만 기도 응답이 되지 않으면 더 애틋한 마음으로 울게 된다. 잘 보이던 성도가 보이지 않으면 목사는 걱정하며 또 운다. 한 성도가 낙심해 교회를 떠나가면 마치 손가락 하나가 잘려나간 것처럼 아픔을 가지고 울게 된다. 부모의 눈물을 자식이 다 이해할 수 없듯 목회자의 눈물을 성도가 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조금 목회가 알만해지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수님도 이 땅에 계실 때에 많은 눈물을 흘리셨다. 사랑하는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며 애통해하는 이들과 함께 죄로 말미암아 죽어가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며 눈물을 흘리셨다. 또 예수님은 유월절을 앞에 두고 어린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그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셨다. 앞으로 예루살렘 성이 비참하게 무너지고 멸망할 것을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마지막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를 앞에 두고 땀을 피처럼 흘리시며 통곡하셨다. 그 눈물은 우리를 위해 흘리신 눈물이었고 아버지를 향한 절대 순종의 눈물이었다.
나는 주님의 눈물의 의미를 아직 다 알지 못한다.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나는 울보목사다. 나는 눈물이 참 많다. 강단에서 설교하며 울고 강단아래 기도의 자리에서 울고 오늘도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우리 성도들을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